
서점에 가면 수십 종류의 초등 수학 문제집이 쏟아져 나옵니다. "옆집 철수는 이거 푼다더라", "맘카페에서 이게 좋다더라" 하는 말에 휩쓸려 구매했다가, 아이가 몇 장 풀지도 않고 구석에 쌓아둔 경험, 한 번쯤 있으시죠?
좋은 문제집이란 '많이 팔린 책'이 아니라 '내 아이의 현재 수준과 성향에 딱 맞는 책'입니다. 오늘은 광고나 유행을 빼고, 철저하게 학부모 입장에서 실패 없는 수학/연산 문제집을 고르는 기준을 정리해 드립니다.
2. 성향별 분리: 연산(속도/정확성)과 교과(개념/서술형)를 분리해서 접근하세요.
3. 편집 디자인: 아이의 시선 처리가 편한 여백 많은 책을 선택하세요.
1. 문제집 선택 전, '메타인지'가 먼저입니다
문제집을 사기 전에 아이의 상태를 냉정하게 파악해야 합니다. 학년보다 중요한 것은 '학습 결손' 여부입니다.
- 현행 심화 vs 다음 학기 선행: 현행 단원평가가 80점 이하라면 선행보다는 '복습'용 문제집이 필수입니다.
- 연산 vs 사고력: 계산 실수만 잦다면 연산 집중 훈련서를, 문제는 잘 푸는데 식을 못 세운다면 서술형 기본서를 택해야 합니다.
2. 영역별 문제집 선택 가이드 (로드맵)
수학 문제집은 크게 [연산] - [개념] - [유형/응용] - [심화] 4단계로 나뉩니다. 우리 아이는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까요?
① 연산 문제집: '기계적 반복'이 아닌 '정확성'
연산은 수학의 기초 체력입니다. 하지만 무조건 많이 푼다고 능사가 아닙니다.
| 아이 유형 | 추천 선택 기준 |
|---|---|
| 지루함을 잘 느낌 | 하루 1~2장 분량이 명확하게 끊겨 있고, 게임 요소나 스티커 등이 포함된 교재 |
| 실수가 잦음 | 문제 수가 적더라도 계산 과정을 쓸 수 있는 풀이 공간이 넓은 교재 (매우 중요!) |
| 속도가 느림 | 초시계(타이머)를 활용하도록 구성된 '드릴형' 교재 |
② 교과(개념) 문제집: '친절한 설명'이 핵심
학원을 다니지 않고 집에서 공부하는 '엄마표 수학', '혼공'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합니다.
- 설명 비중 확인: 문제만 빽빽한 책보다는, 만화나 그림으로 개념을 쉽게 설명해 주는 책이 초등 저학년에게 유리합니다.
- 강의 연계: QR코드를 찍으면 무료 선생님 강의가 나오는 교재는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줍니다.
③ 유형/심화 문제집: '정답률'로 결정하세요
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"남들이 푸는 최상위권 교재"를 덜컥 사주는 것입니다. 아이가 문제를 보고 5분 이상 멍하니 있거나, 정답률이 50% 미만이라면 그 책은 아이의 자존감을 갉아먹습니다.
3. 학부모들이 자주 놓치는 '숨은 디테일'
내용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'책의 구성(Layout)'입니다. 서점에 아이와 함께 가서 아래 내용을 꼭 체크하세요.
1) 종이의 질과 여백
초등학생은 글씨를 크고 삐뚤빼뚤하게 씁니다. 종이가 너무 얇아서 뒷장이 비치거나, 문제 간격이 좁아 풀 공간이 부족하면 아이는 문제 풀기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.
2) 해설지의 친절함
엄마표 수학의 난관은 채점과 오답 설명입니다. "그냥 답이 이거야"가 아니라, '왜 틀렸는지', '다른 풀이 방법은 없는지' 설명해 주는 해설지가 별책으로 분리된 교재를 고르세요.
🤖 자주 묻는 학부모 Q&A
A. 초등 6학년까지는 꾸준히 푸는 것을 권장합니다. 중학교 수학은 정수와 유리수 계산 등 복잡한 연산이 기초가 되기 때문에, 초등 과정에서 속도와 정확성을 잡아두지 않으면 중등 과정에서 시간이 부족해집니다.
A. 정답은 없습니다만, 보통 [연산 1권] + [교과 기본/응용 1권]을 병행하는 것이 기본입니다. 방학 때는 다음 학기 예습(개념)을, 학기 중에는 현행 심화나 유형 복습을 추천합니다. 무리하게 3~4권을 풀리기보다 한 권을 완벽하게 오답 정리하는 것이 낫습니다.
A. 독해력이 부족하거나 식을 쓰는 훈련이 안 된 경우입니다. 처음부터 풀이 과정을 다 쓰라고 하지 말고, '빈칸 채우기' 형식으로 된 서술형 입문 문제집을 선택해 부담을 줄여주세요.
마무리하며
세상에 '무조건 1등인 문제집'은 없습니다. 옆집 아이에게 좋은 약이 내 아이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. 오늘 저녁, 아이의 지난 문제집을 펼쳐보세요. 비가 내리는(틀린) 페이지가 많다면 과감하게 난이도를 낮춰 자신감부터 심어주는 것이 최고의 수학 교육입니다.